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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이 사랑한 강아지 품종

by 펫사랑. 2025. 5. 15.

카발리에 킹 찰스 스패니얼

 

역사 속 왕실은 단순한 권력과 부의 상징만은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생활방식과 문화, 심지어 애완동물의 유행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반려견은 왕실의 품격을 드러내는 상징이자 정서적 안식처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유럽, 아시아, 중동 등지의 왕실에서는 특정 품종의 개를 애지중지하며 키웠고, 이 품종들은 오늘날에도 ‘로열 도그(Royal Dog)’로 불리며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왕실에서 특히 사랑받았던 대표적인 품종들과 그 역사적 배경, 특징, 그리고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유산에 대해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카발리에 킹 찰스 스패니얼: 영국 왕실의 아이콘

카발리에 킹 찰스 스패니얼(Cavalier King Charles Spaniel)은 이름부터가 왕실을 향하고 있는 품종입니다. 이 견종은 17세기 영국 왕실, 특히 찰스 2세의 총애를 받은 품종으로, 그의 이름을 딴 유일한 개 품종이기도 합니다. 찰스 2세는 궁전 안팎을 막론하고 항상 이 개를 데리고 다녔으며, 그의 초상화나 그림에는 종종 이 작은 반려견이 함께 등장합니다. 실제로 그는 법적으로 이 개가 어느 궁전에서도 출입을 금지당하지 않도록 명령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이 품종은 작고 귀여운 외모는 물론, 온순하고 사람을 좋아하는 성격으로 인해 궁전 생활에 최적화되어 있었습니다. 당시 왕실의 여성들과 아이들은 카발리에 킹 찰스 스패니얼을 무릎에 올려놓고 휴식을 취하거나 책을 읽곤 했습니다. 특히 격식을 중요시하는 영국 귀족 사회에서 이 품종은 우아하고 귀족적인 인상을 주는 대표견으로 여겨졌습니다. 카발리에 킹 찰스 스패니얼은 현대에도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사촌인 마가렛 공주가 이 견종을 사랑했던 것으로 유명하며, 현재도 영국 내 왕실과 귀족 가문에서 이 견종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아져 애견인들 사이에서 고급스럽고 온화한 반려견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찰스 2세의 애정은 단순한 애완의 수준을 넘어서, 하나의 문화적 유산으로 계승되고 있는 셈입니다.

 

시추와 페키니즈: 중국 황실의 상징적 품종

동양에서도 왕실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 반려견이 존재하는데, 대표적으로 중국 황실의 시추(Shih Tzu)와 페키니즈(Pekingese)를 들 수 있습니다. 이 두 품종은 중국 청나라와 명나라 시대에 황제와 황후의 애완견으로 길러지며 궁중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페키니즈는 ‘사자개’라고도 불리며, 불교에서 사자상이 지닌 의미를 반영한 품종으로 개발되었습니다. 작고 풍성한 털, 고집스러운 성격, 그리고 격조 높은 외모는 황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존재로 여겨졌습니다. 시추는 이름 그대로 ‘사자개’를 의미하며, 티베트의 라사압소와의 교배를 통해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 품종은 작지만 당당한 태도와 활달한 성격으로 황후와 궁녀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황실 전용 사육사에 의해 특별 관리되기도 했습니다. 일반 백성들은 이 개를 키우는 것이 엄격히 금지되었으며, 외부 유출 또한 극도로 제한되었습니다. 즉, 이 개들은 황실의 지위와 권력을 상징하는 '살아 있는 보석'이었던 셈입니다. 오늘날 시추와 페키니즈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습니다. 특히 시추는 가족 친화적인 성격과 뛰어난 적응력으로 아파트에서 키우기 좋은 품종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페키니즈는 여전히 독립적인 성격과 고풍스러운 외모로 애견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기원과 역사적 배경을 아는 사람들은 그들의 우아함 속에 숨어 있는 ‘황실의 혼’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됩니다. 이 두 품종은 단순한 애완견을 넘어, 동양 왕실 문화의 상징으로 남아 있습니다.

 

파삐용과 보로조이: 유럽 왕실의 화려함을 대표한 개들

프랑스와 러시아의 왕실도 반려견을 통해 그들의 미적 감각과 문화적 취향을 드러냈습니다. 프랑스의 마리 앙투아네트가 사랑했던 파삐용(Papillon)은 '나비'를 뜻하는 이름처럼, 나비 모양의 귀가 특징인 작고 우아한 품종입니다. 파삐용은 당시 궁정 내에서 여성들이 가장 사랑한 품종으로, 드레스의 장식처럼 함께 다니는 패션 아이콘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귀족 여성들의 초상화 속에는 파삐용이 자주 등장하며, 이는 그들의 교양과 위신을 상징하는 요소로 사용되었습니다. 파삐용은 활발하고 명석하며, 소형견 중에서도 매우 활동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시 귀족 여성들은 이 품종을 단지 장식용으로만 키운 것이 아니라, 동반자이자 이야기 상대, 감정의 위로자로 삼았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파삐용은 '실내에서 함께하는 최고의 궁정견'이라는 별칭을 얻게 되었고, 이후 유럽 전역의 궁정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한편 러시아의 귀족사회에서는 보로조이(Borzoi)가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 품종은 러시아 황실의 사냥개로 유명하며, 특히 차르 니콜라이 2세가 사랑했던 품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길고 우아한 몸, 고상한 얼굴,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보로조이는 귀족적인 외형뿐 아니라 실제로 늑대 사냥에도 사용되며 용맹함을 입증했습니다. 황실에서는 보로조이를 사육하는 것이 곧 권력과 부의 상징이었으며, 해외 사절에게 선물로 주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보로조이는 오늘날에도 러시아의 전통을 상징하는 대표 견종으로, 우아하고 독립적인 성격이 매력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한편 파삐용은 여전히 프랑스와 유럽에서 ‘엘레강스의 상징’으로 사랑받고 있으며, 고급 애견 대회에서도 자주 수상하는 품종입니다. 이처럼 왕실의 취향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견종의 문화적 지위까지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결론

왕실이 사랑한 반려견 품종들은 단순히 귀여운 외모나 온순한 성격을 넘어, 그 시대의 문화와 권력, 감성까지 함께 품고 있었습니다. 카발리에 킹 찰스 스패니얼, 시추, 페키니즈, 파삐용, 보로조이 등은 각각의 왕조와 귀족 문화 속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 동반자였으며, 오늘날에도 그 역사성과 고급스러움으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제 반려견을 선택할 때, 단순히 외모와 유행만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역사적 배경과 상징성도 함께 고려해보는 건 어떨까요? 반려동물은 단순한 애완을 넘어, 우리의 삶과 문화에 큰 울림을 주는 존재임을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